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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쏟은 전통주 연구, 이제 후학들에게”

  •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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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03

2021-09-03

중기이코노미


“한평생 쏟은 전통주 연구, 이제 후학들에게”

전국을 돌며 이름 잃었던 전통주 복원…전주 이강주 조정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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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형 전주 이강주 회장은 1960년대부터 전국을 다니며 전통주를 발굴하고 직접 술을 빚으며 연구를 이어왔다.   ©중기이코노미 



조정형 전주 이강주 회장이 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의 조윤주 식품명인체험홍보관장과 함께 ‘전통주 비법과 명인의 술’을 지난 8월 출간했다. 전통주의 역사와 양조기법 등의 이론을 쉽게 설명하고, 식품명인 25인의 전통주를 소개하고 있다.


조정형 회장은 1960년대부터 전국을 다니며 전통주를 발굴하고, 직접 술을 빚으며 연구를 이어왔다. 전통주 연구에 바친 시간이 어느덧 50년을 넘었다.


한평생을 바친 전통주 연구를 돌아보면서, 조정형 회장의 목소리에는 생기가 돌았다. 전통주에 대한 몇가지 단서만 가지고 시골 구석까지 찾아갔다가, 모르는 외지인의 등장에 의심을 품은 주민에게 간첩으로 신고당한 에피소드까지 웃으며 얘기한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역사이기도 하다. 전통주에 대한 연구가 연구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이었다는 의미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조정형 회장은 그 당시에 대해 “우리 전통을 찾던 시기도 아니다. 먹고 살기 어려울 때라 우리 것을 찾고 그런 여유가 없었다”고 말한다. 이런 시기에 전통주 연구에 뛰어들었으니, 조정형 회장이 받았을 시선이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전국 방방곡곡을 무대로 맥 끊긴 전통주 복원


대학에서 농예화학을 전공한 조정형 회장은 60년대 대형 주류회사에 실험실장으로 발을 들였다. 이후 공장장을 역임하며 25년간 업계에서 몸을 담았다. 주조사 자격증 외에 공장 운영에 필요한 각종 자격을 갖춰 핵심인력으로 자리잡는다.


조정형 회장이 회고하는 60~70년대 주류시장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대형 주류사들은 외국에서 위스키 원액을 수입해 주정을 섞어 만든 이른바 유사 위스키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조정형 회장의 연구 방향은 이와 반대였다. 우리 것 전통술의 발굴에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당시는 우리 전통술이라는 그 이름도 없었다. 이름이 전부 밀주였다”고 한다. 일제시대 주세법이 처음 생기면서 전통주 맥이 끊긴 결과다.


정부에서 밀주 단속까지 벌이던 시절이니 전통주 연구가 쉬울 리 만무하다. 조 회장은 규장각을 비롯한 과거 자료를 토대로 기록에 남아있는 전통주의 자취를 모아 전통주 지도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직접 전국을 다니며 전통주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일에 몰두했다.


큰 주류회사 공장장이 전통주 발굴에 매진하는 것을 두고 폄훼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통주에 대한 조정형 회장의 사랑과 열정은 식지 않았다.


88 서울올림픽…전통주 인식문화 격변 계기


변화의 계기는 88 서울올림픽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민속주 혹은 전통주에 정부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많지 않던 전문가들을 발굴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조정형 회장이 1987년 향토무형문화재에 등록됐을 때만 해도, 식품 분야 무형문화재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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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에 대한 인식 변화는 88 서울올림픽이 계기였다.   ©중기이코노미

 


정부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전통주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들은 많았다. 주세법 등 여러 제도가 바뀌고 전통주 시장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의 일이다. 조 회장은 집안에서 내려온 이강주의 비법을 계승·발전시켜 1991년 전주 이강주의 상품화에 성공했다.



20년 넘게 이어온 연구를 세상에 내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1991년에는 첫 저서 ‘다시 찾아야 할 우리의 술’을 발간한다. 일대기를 담은 저서 ‘그 집에 술이 있다’(1993년)는 1995년 KBS 드라마로 제작되기까지 했다.


90년대 들어 전통식품명인으로 등록된 조정형 회장은 2000년대에는 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으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전통주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전주 이강주는 청와대 만찬주로 쓰이기까지 했다. 전통주의 해외 수출길도 열리기 시작했다.


시대가 달라졌지만 조정형 회장의 연구는 멈추지 않고 있다. 새롭게 연구한 분말주는 2018년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물에 타면 술이 되는 가루술이다. 조 회장은 “식품 제조과정에 술을 넣어야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연구이지만, 후학들이 보다 정밀하게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조정형 회장이 최근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후학 육성이다. 전통주 교육기관 설립에도 관심이 있다. 전통주의 역사를 이어가는 주인공의 말에서, 후학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진다. 새로 펴낸 책에 ‘조정형 이강주 명인이 후학에게 전하고자 하는 전통주 지침서’라는 설명이 붙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과거의 연구를 이어가며 새로운 전통주의 역사를 열어갈 후학들을 기다리는 조정형 회장의 마음이 드러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출처: http://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27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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